집념이 만든 전략, 소통으로 완성하다


최근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 칩의 중국 수출이 재개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복잡한 외교적 셈법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 (Jensen Huang)의 탁월한 소통 능력과 전략적 브랜딩이 숨어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워싱턴을 움직이다: 뼈아픈 실패에서 얻은 교훈

젠슨 황은 본래 기술과 제품에 몰두하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이자 기업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워싱턴 입성기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트럼프 취임식 불참과 첫 마라라고 만찬에서의 실패는 그에게 정치 로비퍼스널 브랜딩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라던 정부 로비를 직접 수행하며, 단순한 기술 중심 기업가를 넘어 전략적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젠슨 황이 보여준 가장 빛나는 소통 역량은 바로 상대방의 언어로 대화하고, 그들의 가치를 이해하며, 심지어 그들의 우려까지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었습니다. 이는 비단 정치적 협상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와 관계에서 성공적인 소통을 위한 핵심 원칙입니다.


트럼프도 설득한 세 가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젠슨 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움직여 H20 칩의 중국 수출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의 강한 의지가 빛을 발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1. 상대방의 '코드'를 읽는 능력: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활용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강하게 집착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젠슨 황은 첫 실패 후, 트럼프가 자신을 '미국의 승자'로 인식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대규모 AI 칩 계약에서 젠슨 황의 역할을 부각하며 "젠슨은 여기 있는데 팀 쿡은 없다"고 말하는 트럼프의 모습에서 황은 결정적인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후 젠슨 황은 트럼프를 다시 찾아가 "현재 대만에서 만들고 있는 칩을 미국에서 제조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이 불확실하더라도, 트럼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내 생산'이라는 키워드를 던져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이는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의 가치와 연결시켜 설득력을 높이는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상대방의 핵심 가치와 이념을 끈질기게 파고드는 맞춤형 메시지 전략의 성공적인 예시입니다.

2. 은밀하지만 강력한 '백채널(Back-channel)' 활용: 데이비드 색스와의 협력

직접적인 로비가 어려웠을 때, 젠슨 황은 포기하지 않고 트럼프 백악관 내 실리콘밸리 친화적 인물인 데이비드 색스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았습니다. 색스는 '페이팔 마피아'이자 일론 머스크의 핵심 인맥으로, 트럼프에게 실리콘밸리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이처럼 핵심 내부자를 통한 간접적 소통 채널(백채널)을 활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대신,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인물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경계심을 낮추고 주장의 수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끈기 있게 물색하고 활용하는 간접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3. '공동의 적'을 통한 논리적 주장: 화웨이 위협론

젠슨 황과 데이비드 색스가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가장 결정적이었던 소통 전략은 바로 '화웨이 위협론'이었습니다. 그들은 트럼프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만약 엔비디아가 중국에 칩을 팔지 못하면, 중국 AI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화웨이의 저성능 칩을 살 것입니다. 화웨이는 그렇게 번 돈으로 연구 개발에 투자하여 결국 엔비디아를 추월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미국의 기술 패권을 잃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If Nvidia can't sell chips to China, Chinese AI companies will inevitably buy Huawei's lower-performance chips. Huawei will then use the money it earns to invest in research and development, eventually surpassing Nvidia. This would result in the loss of America's technological leadership."

이는 단순한 기업 이익 주장을 넘어, 상대방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점, 즉 공동의 적(화웨이)을 이용해 위기감을 조성하고 그 해결책으로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미국의 이익'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기업 이익을 관철시킨 젠슨 황의 소통 능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이는 상대방의 우려를 이해하고, 이를 자극하여 자신의 주장을 '공동의 문제 해결'로 끈질기게 제시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젠슨 황의 사례는 오늘날 기업 리더에게 단순한 기술력이나 비즈니스 역량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자신의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상대방의 언어로 소통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하고, 궁극적으로는 상대방의 가장 큰 두려움을 자극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보여준 좌절하지 않는 끈기와 문제 해결을 향한 집요함, 즉 '강한 의지'가 그의 소통 전략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동력이었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젠슨 황의 이러한 '집념'과 '소통의 전략'은 분명 주목할 만합니다.

이 전략은 상대방으로부터 특정 목적이나 목표를 얻고자 할 때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에만 해당합니다.


[정리] 젠슨 황의 핵심 소통 전략 요약

1. 상대방 '코드' 파악 및 맞춤형 메시지 전달

  • 핵심: 상대방의 가치, 우선순위, 심리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해합니다.

  • 적용: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라는 핵심 코드를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단순히 엔비디아의 이익을 주장하기보다, "대만에서 만들던 칩을 미국에서 제조하겠다"는 제안처럼 상대방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맞춰 메시지를 조정하여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2. 전략적인 '백채널' 활용

  • 핵심: 직접적인 소통이 어렵거나 한계에 부딪혔을 때, 영향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적용: 트럼프 행정부 내 실리콘밸리에 우호적인 인물인 데이비드 색스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엔비디아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대변하게 했습니다. 이는 직접적인 마찰을 피하면서도 목표를 향한 끈기 있는 접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3. '공동의 적'을 통한 위기감 조성 및 해결책 제시

  • 핵심: 상대방이 가장 우려하거나 두려워하는 공동의 위협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신의 주장을 연결합니다.

  • 적용: 화웨이 위협론을 통해 "엔비디아가 중국에 칩을 팔지 못하면 화웨이가 성장하여 미국의 기술 패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 이익을 넘어 '미국의 안보와 기술 패권'이라는 더 큰 프레임으로 문제를 전환하여, 자신의 주장이 곧 상대방의 문제 해결책임을 강력하게 어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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